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 왜 필요했고 어떤 내용일까?

by 겨리튜터 2025. 4. 7.

2024년 12월,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 그리고 부상을 입고 고통받고 있는 생존자들은 하루아침에 삶이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참사 이후 제기된 여러 문제들—보험 사각지대, 미성년 희생자 보상 부재, 심리 치료 미비—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만들었고, 결국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특별법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의 핵심 내용과 배경,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의 주요 내용


2025년 4월 7일, 국회는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 특별법은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한 법률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활지원금 및 의료지원금 지급

참사로 인해 부상 또는 장애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의료비와 생활비를 지원합니다. 생계 기반을 잃은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기 위한 조치입니다.

15세 미만 희생자에 대한 특별지원금

상법 제732조에 따르면, 15세 미만은 생명보험 계약이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이로 인해 참사에서 희생된 어린이들은 기존 보험 체계로는 보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별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안전보험 수준에 준하는 특별지원금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자녀 학비 전액 지원

희생자의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든,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이든 상관없이 대학 4학년까지 등록금을 전액 지원합니다. 이는 유가족들이 경제적 이유로 자녀 교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심리상담 및 치유 프로그램 운영

단순히 사고 피해자들뿐 아니라 구조, 수습, 치료, 복구, 자원봉사, 심지어 언론 취재에 참여한 사람들까지 심리적 충격을 호소하는 이들 모두를 지원 대상으로 포함했습니다. 이들에게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 등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처럼 특별법은 경제적·심리적 회복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며, 기존 법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 왜 특별법이 필요했을까?


이 특별법은 단지 한 번의 사고에 대한 대응을 넘어, 앞으로 유사한 참사가 발생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책임지고 회복을 도울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각지대가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미성년자 보험 보상의 공백

생명보험에서 15세 미만은 원칙적으로 계약이 무효이기 때문에, 어린이 피해자들은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사고 직후 유가족들 사이에서 큰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법 개정을 촉구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일시적 지원의 한계

기존에는 지자체나 기관의 일회성 지원금만으로 유가족들의 장기적 회복을 도모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가장, 부양 책임을 떠안은 어머니, 학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한 자녀 등,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정신적 외상에 대한 무관심

사고를 직접 경험한 피해자뿐만 아니라, 이를 수습하거나 현장에서 지원한 소방·경찰·자원봉사자, 심지어 언론 종사자들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기존에는 이들에 대한 정신건강 지원 시스템이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특별법은 단지 ‘위로금 지급’이 아닌, 피해자의 회복과 사회 전체의 치유를 위한 실질적인 제도로서의 의미를 갖습니다.

3. 법 통과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


이번 제주항공 참사 특별법 통과는 단순히 입법 차원의 조치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국가가 재난 피해자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시행까지 남은 시간

이번 법안은 통과되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야 하고, 공포 후 2개월이 지나야 시행됩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기에, 시행 속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입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법이 시행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한 모니터링과 감시 체계가 중요합니다. 행정적 지연이나 예산 부족, 지역 간 격차 등의 문제가 생기면 법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유사 참사에 대한 시스템 정비

항공뿐만 아니라 해양, 철도, 산업재해 등 다양한 재난 유형에서도 유사한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이번 특별법은 다른 재난 대응 시스템 정비의 기준이 되어야 하며,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합니다.

제주항공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제도적 공백과 사회적 책임의 문제를 함께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특별법의 통과는 그동안 고통받아온 유가족과 피해자들을 향한 최소한의 응답이며, 동시에 앞으로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법이 단지 ‘문서 속 조항’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삶 속에서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치유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법의 정신이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